• 화마에 스러진 소방관…6살 딸은

    화마에 스러진 소방관…6살 딸은 "보고싶은 아빠" 편지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아빠를 향해 어린 딸이 남긴 편지가 공개됐다.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는 아빠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사랑과 그리움을 글로 적었다. 퇴근을 불과 20여 분 앞두고 화재 현장으로 출동했던 아빠는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18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연수갑)은 경기 부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딸이 쓴 편지를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했다.'보고 싶은 아빠께'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딸은 "아빤 어제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 우린 지금 장례식장이에요"라고 썼다. 어린 나이에도 아빠의 죽음을 마주한 아이는 "전 알아요.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라며 아빠를 향한 마음을 전했다.편지는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라는 문장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사랑해요. 보고 싶은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었다. 편지 옆에는 '출동'이라는 문구와 함께 소방차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편지를 공개한 송 의원은 김 소방위의 빈소를 찾은 뒤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그는 "영정사진과 앞에 놓인 6살 딸이 아빠에게 쓴 편지를 보니 눈물이 핑 돈다"며 "소방관의 출근 인사가 마지막 인사가 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본다"고 밝혔다.김 소방위는 11년 차 소방관으로, 어린 딸과 아내를 둔 가장이었다. 아내는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었으며, 가족은 사고 발생 약 2주 뒤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었다.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과 함께 새 보금자리에서 생활을 시작하려던 계획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멈췄다.사고는 지난 16일 오전 8시38분쯤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 퇴근할 예정이었던 김 소방위는 화재 신고를 접한 뒤 현장으로 출동했다. 퇴근을 불과 20여 분 남겨둔 시점이었다.현장에 먼저 도착한 김 소방위 등 소방대원 4명은 건물 3층으로 진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불길이 급격히 번지면서 김 소방위와 동료 대원 1명이 건물 내부에 고립됐다.함께 진입했던 동료는 구조됐지만, 김 소방위는 동료보다 약 5m 더 안쪽에서 27분가량 지난 뒤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김 소방위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17일 오전 0시55분께 숨졌다.화재는 발생 약 2시간28분 만에 진화됐다. 이 사고로 김 소방위가 순직했고,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은 중상을 입었다. 소방관 4명은 열탈진 증상으로, 공장 관계자 2명은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부상자는 김 소방위를 제외하고 모두 7명으로, 전체 사상자는 순직자를 포함해 8명이다.유족들은 김 소방위가 구조되는 과정과 현장 지휘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유해 물질이 포함된 연기가 발생한 현장에 왜 먼저 투입됐는지, 구조가 더 신속하게 이뤄질 수는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김 소방위의 장인은 당시 병원에서 들은 설명을 전하며 "'독 물질 연기를 많이 마셔서 장기가 다 파손됐다', 우리 딸애가 이제 애 어린이집 맡기고 이제 또 직장에서 (전화받고 왔는데) '이미 부종이 시작됐다. 조금 있으면 아마 못 알아볼 거다'(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그는 사고 당시 상황과 구조 과정에 관해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장인은 "누가 정확히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까"라며 "(화재 현장에) 많은 사람들이 투입되고 하니까 (구조를) 잊어버린 거지"라고 말했다.김 소방위가 후배 대원보다 먼저 화재 현장에 들어갔다는 점도 언급했다. 장인은 사위의 성품을 떠올리며 "못된 사람 같으면 (후배를) 앞세웠을 거다. 근데 얘가 이제 먼저 들어갔다는 것"이라며 "어리석었지. 요즘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그래서는 안 되는데"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정부는 순직한 김 소방위에게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국립현충원 안장 등 예우 절차도 지원할 계획이다.

  •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는 秋, 사퇴 바라니 사퇴하라는 野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는 秋, 사퇴 바라니 사퇴하라는 野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내놓은 사과를 두고 야권의 비판이 거세졌다.국민의힘은 추 지사가 "사과를 바라시니 사과드린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으며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추 지사의 사과를 비판했다. 그는 "'사과를 바라시니까 사과한다' 닷새 만에 등 떠밀려 내놓은 사과다"라며 "추미애 경기도지사, 끝까지 오만하다"고 적었다.장 대표는 "사과할 일이 이것뿐인가"라며 "도정은 내팽개치고 중앙 정치에 더 바쁘다. 아이들 밥값 빼앗고 선생님들 지원금까지 깎았다"고 주장했다.이어 "그래 놓고 본인은 12억 관사 들어가고 새 차 샀다. 진짜 '재정 빨대'는 추미애 본인"이라며 "경기도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사퇴'를 바라시니까 '사퇴'하라"고 썼다.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추 지사의 발언과 사과 방식을 문제 삼았다.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재정 빨대라는 극악한 용어로 소방공무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폄훼하는 건 국민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정 원내대표는 "어제도 사과를 하면서 '사과하라니까 사과한다'고 (한 것은) 사과하려는 진심이 없다는 것 아니겠냐"며 "남이 하라고 해서 사과하는 건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없다. 자신의 언행이 소방공무원들의 자긍심을 얼마나 훼손시켰는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반성하고 나오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고 했다.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추 지사의 사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최 수석대변인은 "추 지사는 사과를 하면서도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 '표현상의 실수였다'며 해명부터 앞세웠다"며 "앞서 사과 요구에 답하지 않다가 순직 소방관의 빈소를 찾은 뒤에야 사과한 점도 유감"이라고 밝혔다.최 수석대변인은 "재정이 어렵다고 소방을 골칫거리로 만들고,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사과하는 모습까지 지켜봐야 하는 도민은 답답할 뿐"이라며 "골칫거리를 해결하기는커녕 스스로 도민의 골칫거리가 된 도지사, 이것이 추미애식 도정이냐"고 반문했다.이어 "더 이상 해명 뒤에 숨지 말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추 지사는 전날 부천 공장 화재 진압 도중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44)의 빈소를 찾아 지난 13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온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추 지사는 조문을 마친 뒤 해당 발언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 말씀을 드린다"며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를 드린다. 제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이어 "어제 화재 현장에서도 사과 발언을 요구하셨지만 이 자리는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묻지 말아달라' 한 것"이라며 "사과의 말을 할 수 없다는 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그는 "구조적 재정 문제를 말하다가 나온 실수임을 인정한다. 전체 맥락을 보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며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호소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런 표현이 나왔던 것이고,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 가수 공연 끊고 인사말…김민석

    가수 공연 끊고 인사말…김민석 "가수·관객에 죄송"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 순창의 한 축제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인사한 일을 두고 가수와 관객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공연 중 사회자의 갑작스러운 호명으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김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리고 "순창군 축제 공연 중 가수와 관객 여러분께 죄송한 상황이 있었다"며 "불편을 끼친 가수 HYNN(박혜원)님과 관객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이어 "공연 중이라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히고, 공연장 주변을 둘러보는 중 갑자기 사회자에게 호명되어 인사를 하게 되었다"라며 "다시 한번 가수와 관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앞서 지난 15일 전북 순창에서 열린 제21회 순창장류축제 개막식에서는 가수 흰(HYNN·박혜원)의 축하공연 도중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중단시켰다.사회자는 박혜원이 '주인공' 무대를 마친 뒤 "사회자가 중간에 들어오는 게 아닌데"라고 말한 뒤 관객들에게 김 대표를 소개했다.사회자는 이어 "사실은 제가 올라온 이유가 엄청난 팬이 한 분 계신다. 그 분이 올라오셔서 한 번 인사도 드리고 또 관객께 한 말씀 하시고 그 이후 박혜원 씨 노래를 멋지게 들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박혜원은 무대 한쪽으로 물러났고, 사회자가 김 대표와 함께 인사할 것을 권했지만 무대에서 빠져나갔다.김 대표는 무대에 올라 "순창은 장맛이 좋고 사람이 좋고 우리 정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정동영 장관 고향이어서 좋고 박희승 의원 지역이어서 좋다. 축하 드리고 건강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김 대표의 입장문이 공개된 뒤 일부 네티즌은 댓글로 "사회자 탓을 하네요. 역시 예상을 1도 안 벗어나는게 참으로 투명하다"라고 비판했다.

  • [단독] 업체·가족까지 얽힌 선관위 독점계약 의혹

    [단독] 업체·가족까지 얽힌 선관위 독점계약 의혹

    국회에서 먼저 제기된 선거관리위원회 계약 몰아주기 의혹이 이태한 선관위 특별검사팀의 강제수사로 이어지면서 이른바 '선피아(선거관리위원회+마피아) 카르텔'의 실체가 드러날지 관심이 쏠린다.선관위의 선거용품 납품 계약과 전직 간부·가족이 연관된 업체들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은 이미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제시된 자료와 의혹이 특검 수사를 통해 어디까지 확인될지가 주목된다.18일 매일신문이 단독 입수한 선관위 국정조사특위 참고자료에 따르면 당시 특위 위원이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선관위 전직 간부와 가족이 연관된 업체들의 계약 실적과 수의계약 관행 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내용이 담겼다.주 의원이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선관위 전직 간부와 가족이 연관된 업체들이 여러 선거에서 선거용품 납품 계약을 반복적으로 따냈다는 것이다.참고자료에는 선관위 퇴직 인사들이 참여한 A연구원과 B협회 등 관련 조직의 임원 현황과 선관위 계약 내역, 업체 대표와 전직 간부 사이의 가족관계 등이 담겼다. 일부 조직은 선관위와 물품 제작 또는 연구용역 계약을 맺었으며, 관련 업체들은 투표소 물품세트와 투표함, 봉인지 등 각종 선거용품을 납품한 것으로 제시됐다.주 의원은 선관위 전직 간부와 가족이 연관된 업체 3곳이 선관위와 모두 103건, 175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 90건이 수의계약이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이번 특검팀이 압수수색한 대구 소재 선거용품 업체 대표는 다른 지역 선거용품 업체 대표와 가족관계로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가 확보한 계약 규모는 대구 지역 4억원을 포함해 확인된 것만 11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됐다.주 의원은 지난 7월 14일 열린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도 선관위의 수의계약 관행과 전직 인사들이 연관된 업체들의 계약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주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20일 '선피아 방지 3법'을 발의했다"며 "선관위 계약은 일반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경쟁입찰과 재공고입찰이 모두 유찰된 경우에만 수의계약을 허용하도록 내용을 담았다. 이번 특검 조사를 통해 선관위의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서 특검팀은 지난 14일 중앙선관위와 경기 김포시 및 대구에 있는 선거용품 관련 업체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총 50억원 상당의 투표소 물품세트 제작 사업에서 특정 업체와 유착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업무상 배임과 입찰방해 혐의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 독도 지키는 함정 '골골'…고장 최다 5척 중 4척 동해 배치

    독도 지키는 함정 '골골'…고장 최다 5척 중 4척 동해 배치

    독도 주변 해역을 경비하는 해양경찰청 주력 함정들이 잦은 고장과 노후화로 정비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여간 전국 해경 함정 가운데 고장이 가장 많았던 5척 중 4척이 독도 경비를 담당하는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함정으로 확인됐다.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고장 건수가 가장 많았던 함정 5척 가운데 1512함, 1513함, 5001함, 3007함 등 4척이 동해청 소속이었다. 이들 함정에서 발생한 고장은 모두 79건에 달했다.가장 많은 고장이 발생한 함정은 1512함과 1513함으로 각각 21건을 기록했다. 1512함은 워터제트 흡입유도관의 금속 부식으로 선체에 구멍이 생기거나 실린더 계통에서 냉각수가 누출되는 고장이 반복됐다. 정비 기간은 116일, 수리비는 2억8천880만원이었다.1513함에서도 워터제트 흡입유도관 부식과 주요 장비 노후화로 21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정비 기간은 132일, 수리비는 4억1천832만원으로 고장 상위 5척 가운데 가장 많은 수리비가 투입됐다.독도 해역에서 기함 역할을 맡는 5천t급 5001함의 노후화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도입된 5001함은 올해로 운용 24년째를 맞았다. 최근 5년여간 19건의 고장이 발생했으며 정비 기간은 143일로 고장 상위 5척 가운데 가장 길었다.5001함은 선내 각종 배관과 기기의 부식으로 복구 및 교체 수리를 반복했다. 수리비로 2억4천541만원이 투입됐다.2006년 도입된 3007함에서도 18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주요 장비의 상태 불량으로 재생 및 복구 수리가 이뤄졌으며 정비 기간은 119일, 수리비는 2억2천996만원이었다.일본 관공선이 독도 주변 해역에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비 함정의 안정적인 운용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일본 관공선의 독도 해역 출현 횟수는 2021년 78회, 2022년 84회, 2023년 80회, 2024년 83회, 2025년 83회로 집계됐다. 올해도 8월 말까지 55차례 출현했다.김선교 의원은 "일본 관공선의 독도 출현이 잦은데 주력 함정은 노후화로 장기간 바다를 비우고 있어 우려가 크다"며 "단순 교대 조정 같은 미봉책에 그칠 것이 아니라 대체 함정 건조와 정비 체계 개선 등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TK 주요 현안 답보하는데…민주당 대구시당 뭐하나

    TK 주요 현안 답보하는데…민주당 대구시당 뭐하나

    대구경북(TK) 주요 현안이 답보를 거듭하는 가운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부산은 당 대표가 직접 찾아가 힘을 싣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지역 현안을 힘 있게 밀어붙일 통로가 없다는 점이 가장 뼈아프다는 평가다.18일 대구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대구시당이 지역의 현안 해법을 내놓기보다 국민의힘을 겨냥한 정치 공세에 치중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추경호 대구시장이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재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받은 일을 부각한 현수막이 대표적이다. 홍준표 전 시장의 대선 출마로 시정 공백을 겪은 시민들에게 '공백 재연' 우려만 키운다는 것이다.최근 성명도 비판 일색이었다. 대구시당은 TK신공항과 행정통합 등을 두고 추 시장이 'TK 패싱'과 정부 책임론을 되풀이한다고 꼬집었다. 지역 국회의원들을 향해서도 재원 조달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돌아보라며 날을 세웠다. 정작 현안을 풀 대안은 없었다.국정을 책임진 여당이라면 남 탓에 앞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부터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게 순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대구시당 안에서는 드러나지 않을 뿐 대구시와 교감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로봇 분야 첫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후속 대응 ▷5극3특 지방주도성장 전략 세부안 마련 ▷의료산업 육성과 핵심 기관 유치 ▷대구로페이 추가 발행 요구 등 필요한 일은 하고 있다는 것이다.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TK예산정책협의회를 앞두고는 대구시와 함께 증액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추려 여당 의원들을 통해 관철하려 애썼다고 덧붙였다.하지만 핵심 현안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지역도 다 거쳐 간 의례적 행사였다는 것이다. 제 지역구 챙기기에 바쁜 여당 의원들에게 TK 예산까지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여당 핵심과 직접 공감대를 형성할 연결고리가 아쉽다는 얘기다.박형룡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도 "김부겸 전 총리가 대구시당과 함께 교감하며 행동을 좀 해주시면 좋을 텐데 하는 바람을 늘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 선관위 특검 영장 잇단 기각에 '제 식구 감싸기 의혹' 제기

    선관위 특검 영장 잇단 기각에 '제 식구 감싸기 의혹' 제기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압수수색·통신 영장을 법원이 잇따라 기각하면서 향후 재판 과정의 중립성을 어떻게 담보할지를 두고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전·현직 고위 법관들이 수사선상에 오른 만큼 기소 이후 사건 배당과 재판부 구성 과정에서 이해관계 논란을 차단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선관위 특검(특별검사 이태한)의 수사 전선이 중앙선관위원장과 비상임위원 등 전·현직 고위 법관으로 확대되고 있다.특검은 2014년부터 중앙선관위원장에게 월 290만원, 비상임위원에게 월 215만원씩 회의 참석·안건 검토 수당과 별도로 활동비가 지급된 사실을 파악하고 중앙선관위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4일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사실관계가 기본적으로 파악됐다는 점과 중앙선관위의 정상적인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줄 가능성 등을 기각 사유로 들었다.특검은 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영장 재청구 방침을 밝혔다. 선거용품 업체와 선관위 사이의 유착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업체 대표의 통화내역 확보를 목적으로 청구한 통신 영장도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법조계에서는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불식하고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향후 전담재판부 지정 등 별도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관위원장을 대법관이 맡아왔고 지방선관위원장 상당수도 고위 법관이 맡아온 만큼, 일반 재판부에 사건을 맡길 경우 이해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정극원 대구대 법학부 교수는 "별도 입법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향후 기소 단계에서는 전담재판부 지정 등 재판의 중립성을 담보할 별도 심리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법관이 선관위원장을 맡는 관행 자체를 손보고, 제도 개선 전까지는 재판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석화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총회 의장은 "전담재판부 역시 결국 법관의 판단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전·현직 법관이 연루된 사건이라면 국민참여재판처럼 일반 시민이 판단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이 오히려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치솟는 고물가에 분노한 청년들, 프랑스 삼켰다

    치솟는 고물가에 분노한 청년들, 프랑스 삼켰다

    열악한 교육 환경 개선과 천정부지로 치솟는 고물가에 항의하는 청년들의 분노가 프랑스 전역을 뒤흔들고 있다. 거리로 쏟아진 시위대와 공권력이 정면 충돌하면서 주요 도시마다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하는 긴박한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AFP,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5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했다.이날 시위에는 급등한 생활비와 에너지 가격 부담에 폭발한 노동자들과 '노란 조끼' 운동에 동조하는 시민들이 대거 합류했다. '노란 조끼'는 2018년 정부의 유류세 인상 조치와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반발로 시작돼 수개월 동안 이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상징한다.여기에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한 달 간 학교 대신 거리를 점령한 학생들까지 시위에 가세했다.특히 이날 수도 파리 일부, 마르세유, 리옹 등 상당수 지역에서 시위대와 공권력이 격렬하게 부딪치는 사례가 이어지며 곳곳이 혼란에 휩싸였다.파리 샹젤리제 거리 일대에서는 복면을 쓴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발사체와 폭죽을 던지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 프랑스의 남서부 소도시 리모주에서는 시청 건물이 시위대의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약탈, 방화 등으로 현재까지 전국에서 총 400여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대규모 시위 예고에 전날 시민들에게 평화 시위를 촉구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 현장 곳곳이 물리적 충돌로 얼룩지자 "프랑스에서 폭력은 설 자리가 없다"며 공공기물 파손과 약탈 행위를 엄격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대구 부품업계는 '한숨'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대구 부품업계는 '한숨'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시장을 파고들면서 자동차 부품 업계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공세에 맞서 차량 가격을 내릴 경우, 연쇄적으로 부품업계도 단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여기에 수리·교체용 부품 시장인 '애프터마켓'에서도 중국산 부품업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어 국내 부품업계는 생존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고군분투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기술력·디자인까지 입힌 중국 전기차1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는 6만9천513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7% 증가한 수치다. 전체 전기차 신규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8%에서 35.0%로 뛰었다.중국 상하이에서 생산된 테슬라에다 BYD, 폴스타 등이 가세한 영향으로,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 차량'으로 채워진 셈이다.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으로는 저렴한 가격이 꼽힌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에 따르면 유럽에서 판매되는 BYD 전기차의 경우 평균 시작 가격은 3만~4만5천유로(약 4천500만~6천700만원) 수준으로, 유럽산 전기차보다 저렴하다.최근에는 가격뿐 아니라 기술력과 디자인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국내 고객들의 소비심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맞서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생존전략 찾는 자동차 부품업계문제는 완성차 가격이 낮아지는 만큼, 부품업계 또한 단가 인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납품 가격까지 낮아지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부품업계의 설명이다.대구 자동차 부품업체 A사 팀장급은 "중국차가 저렴해서 수요가 높다는 건 옛말이 되어버렸다. 전기차 기술력 측면에서 중국이 앞섰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결국 차량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협력사인 부품업체에도 납품단가를 낮추라는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중국 전기차의 국내 수출 확대가 차량 수리·교체 부품 시장인 '애프터마켓'에 미칠 영향도 크다. 중국차 보급이 늘어날수록 중국산 부품 수요가 확대돼 기존 국내 부품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것이다.또 다른 자동차 부품업체 B사 해외영업팀 대리는 "국내 운전자들이 중국 전기차를 많이 타는 만큼 중국 부품업계도 함께 성장 중"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 차량 수리업계에서도 중국산 부품을 주문하고 있어 국내 부품사들이 버티기 어려워졌다. 대안으로 중국차에 맞는 부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을 제일 중요한 전략으로 설정한 상태"라고 말했다.더 큰 문제는 중국 전기차 공세의 영향이 완성차와 부품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기차 산업은 배터리와 전장, 금형, 센서, 반도체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과 연결된 전략 제조업이다. 중국산 차량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국내 생산 기반이 위축되고, 그 여파는 일감 감소·고용 불안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정대진 KAMA 회장은 "중국계 기업들이 신흥시장으로의 수출 및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중국산 공세와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국내 생산 기반 유인을 위한 인센티브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 대구 아파트 건설업 기지개…3천138가구 사업승인 전망

    대구 아파트 건설업 기지개…3천138가구 사업승인 전망

    대구 아파트 건설사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대구시가 공동주택 신규 사업승인 보류를 해제하면서 올해 안에 최대 4개 단지, 3천138가구가 사업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택지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신규 주택 공급을 위한 행정 절차가 진행되면서 장기간 침체한 지역 주택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16일 시에 따르면 올해 사업승인이 예상되는 공동주택은 모두 4개 단지다. 이 가운데 수성구 지산동 일대 민영 공동주택(853가구)은 사업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시행사 측은 "11월 말까지 사업승인에 필요한 보완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사업승인 이후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전환과 시공사 선정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밖에 대구 연호지구 B-2블록(485가구)은 건축심의를 마치고 사업승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대공원 A2블록(980가구)과 A3블록(820가구)도 건축심의를 마쳤으며, 10월 말까지 사업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이번 사업승인 추진이 주목받는 것은 시가 공동주택 신규 사업승인 보류를 해제한 뒤 가장 먼저 대응하고 나선 사업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간 지연됐던 주택 건설사업들이 행정 절차를 다시 밟으면서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시는 사업 추진 상황을 살피면서 관련 행정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신규 주택 공급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별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행정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시 관계자는 "주택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신규 사업 보류 해재는 물론, 원할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제도를 간소화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 만큼 신속하고 정확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지역 건설업계에서도 신규 주택 건설사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향후 주택 공급 절벽이 예견된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한 민간 사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도 절실하다고 주문한다.이병홍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회장은 "실수요자들을 위한 주택공급이 더 활발해지려면, 대출 규제 등의 완화 방안도 필요하다"며 "공사비, 자기자본비율 등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계를 위한 유인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병역자원 33만→12만명…여성 징병제 현실화되나?

    병역자원 33만→12만명…여성 징병제 현실화되나?

    군에 투입할 수 있는 인구는 빠르게 줄면서 병력 감소가 현실화한 가운데 국회에서는 여성에게도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양성 징병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정부는 아직 제도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병역자원 감소에 대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strong〉◇병역자원은 계속 감소…해법 있나〈/strong〉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성 징병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에는 저출생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현역 판정 비율은 상승세를 보이지만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인구 자체가 줄면서 군 병력 유지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비율은 2018년 80.4%에서 2019년 81.3%, 2020년 81.2%, 2021년 83.1%로 높아졌다.이후 2022년 83.6%, 2023년 83.7%를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86.4%, 지난해에는 86.7%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현역과 보충역 판정을 받은 인원은 전체 검사 대상자의 94.2%에 달했다.반면 병역자원은 감소하고 있다. 국방부 자료를 보면 20세 남성을 기준으로 한 가용 병역자원은 2019년 33만2천명에서 2022년 25만7천명으로 줄었다. 인구 감소가 이어질 경우 2035년에는 22만8천명, 2043년에는 12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실제 군 병력도 줄어드는 추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8월 공개한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상비병력은 2019년 56만3천명에서 지난해 7월 45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육군 병사 규모는 같은 기간 30만3천명에서 20만5명으로 줄었다.병역자원 부족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회에서는 여성 징병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지난 12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는 남녀 모두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양성 징병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됐다.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병무청의 병역자원 확보 대책을 지적하며 여성 징병제 논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천 의원은 "인구가 급감하는 시기에 양성 징병이라고 하는 옵션은 전혀 검토하지 않으면서 계속해서 마른 수건 짜는 형태로 간다"며 "이게 과연 우리 전투력의 측면이나 아니면 우리 국익의 측면에서 바람직한가라는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이제는 여성 징병제를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며 여성 징병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의 군 복무를 위해 필요한 부대 개편 등 여러 사안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검토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병무청은 여성 징병제 도입을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병역 의무 이행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강조했다.홍소영 병무청장은 국정감사에서 "병무청과 국방부의 공식 입장은 (양성 징병을)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병무청장으로서는 인구가 급감하는 시기 병역 이행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 공감대 형성을 지금부터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여성 징병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홍 청장은 "여성징병제는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검토해야 한다는) 말씀에 일부 동의하며, 병무청은 병역 이행 중요성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strong〉◇2017년부터 꾸준히 '도입' 요구 목소리…정부는 제자리걸음〈/strong〉여성징병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2017년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2021년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잇따라 동의 기준을 충족하면서 사회적 논쟁이 확산했다.2017년 8월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성에게만 부과되는 병역의무를 여성에게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12만3천204명의 동의를 얻었다.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여성징병제 관련 청원을 언급했다. 다만 청와대가 국민청원 답변 기준을 30일 이내 20만명 이상 동의로 정하면서 해당 청원은 공식 답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2021년에는 여성징병제 도입 요구가 다시 확산했다. 4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여성도 징병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청원은 한 달 동안 29만3천140명의 동의를 얻었다.같은 해 4월 22일에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도 여성 의무복무를 위한 병역법 개정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여성의 군 복무를 지원에 따른 선택이 아닌 의무로 규정하도록 병역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5월 14일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국방부는 여성징병제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021년 4월 국방부는 병역제도 개편과 관련해 안보 상황과 군사적 효용성, 국민적 공감대 및 사회적 합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징병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취지의 입장도 내놨다.최근 여성 징병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응답이 반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개혁신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이 지난 8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 징병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9.6%였다. 반대는 34.0%로 집계됐다.여성 응답자 가운데서도 찬성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성별로는 남성에서 찬성 64.8%, 여성 찬성 54.5%로 남녀 모두 찬성이 절반을 넘었다. 연령대별로도 전 연령대에서 찬성 의견이 과반이었다.해당 여론조사는 무선 RDD 방식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2%다. 응답률은 2.30%다.

  • 물개구리밥 뒤덮인 동촌유원지…

    물개구리밥 뒤덮인 동촌유원지…"식수엔 영향 없을 것"

    금호강변에 자리한 동촌유원지 일대가 최근 물개구리밥으로 뒤덮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16일 찾은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해맞이다리에서 내려다본 오리배 선착장 부근에는 초록빛 수초가 수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수풀에 둘러싸여 있거나 오리배 등 구조물이 있어 유속이 느린 곳은 물 위라는 사실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물개구리밥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물개구리밥은 논이나 연못 등에 서식하는 습지 부엽식물로, 개구리밥과는 다른 식물이다. 인 농도가 높고 유속이 느린 부영양화 수역에서 빠르게 증식하는 특성이 있다. 다만 미생물인 남조류가 대량 증식해 물빛이 녹색으로 변하는 녹조 현상과는 달리, 물개구리밥 자체는 인체에 유해한 독소를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촌유원지 인근 주민들은 최근 몇 년 사이 물개구리밥이 올해처럼 무성하게 자란 적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말 합천창녕보와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일대가 물개구리밥으로 뒤덮여 환경 당국이 수거 작업에 나선 데 이어 대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뭄과 무더위로 물개구리밥이 대량 증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체에 직접적인 유해성은 크지 않지만, 증식 정도에 따라 수질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재호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환경생명화학 전공)는 "전국적인 가뭄으로 유량이 감소한 데다 무더위로 수온까지 상승하면서 식물 성장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돼 물개구리밥이 대량 증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식 자체가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지만, 이곳의 물을 식수로 사용한다면 생물학적·화학적 정수 처리 과정 등을 거쳐야 해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부터 가뭄의 영향으로 대구 일부 지역에 금호강 물이 수돗물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수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취수 지점이 동촌유원지보다 상류에 있어 물개구리밥 증식에 따른 수질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미경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취수원은 동촌유원지와 떨어진 상류 지점"이라며 "상류에 물개구리밥이 발생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이물질 차단막을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서울대 신입생 10명 중 7명 수도권 출신…TK 입학생 감소

    서울대 신입생 10명 중 7명 수도권 출신…TK 입학생 감소

    서울대학교 신입생 10명 중 7명가량이 수도권 고등학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6년간 서울대 입학 규모가 확대됐지만 수도권 출신 학생은 늘어난 반면 비수도권 출신은 오히려 감소했다. 특히 지역 간 교육기회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운영되는 지역균형전형에서도 수도권 출신 비중이 60%를 넘어서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서울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2021~2026학년도 시도별·전형별 최종등록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정원 내 최종등록자 3천664명 가운데 수도권 고교 출신은 2천497명으로 전체의 68.1%를 차지했다. 2021학년도 63.3%(2천85명)와 비교하면 6년 새 4.8%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같은 기간 서울대 전체 등록자는 3천295명에서 3천664명으로 369명 증가했다. 그러나 수도권 출신 등록자가 412명 늘어나는 동안 비수도권 출신은 오히려 43명 줄었다. 수도권 출신 비중은 지난해 68.8%까지 높아졌다가 올해 68.1%로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2021학년도보다 높은 수준이다.정시모집에서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 등록자 가운데 수도권 고교 출신 비중은 2021학년도 78.7%에서 올해 83.8%로 상승했다. 올해 정시 일반전형 등록자 1천207명 중 10명에 8명 이상이 수도권 출신인 셈이다.정시 일반전형 등록자 규모도 같은 기간 759명에서 1천207명으로 늘었다. 정시 지역균형전형과 기회균형특별전형까지 포함하면 올해 전체 정시 등록자는 1천528명으로, 2021학년도 759명의 약 두 배에 달했다.지역균형전형에서도 수도권 편중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은 전국 고교별 추천 방식으로 운영되며, 2023학년도부터는 정시모집에도 도입됐다. 수시와 정시를 합산한 지역균형전형 등록자는 2021학년도 718명에서 올해 626명으로 92명 감소했다.반면 해당 전형 등록자 가운데 수도권 고교 출신 비중은 같은 기간 51.4%에서 63.3%로 11.9%p 상승했다. 지역균형이라는 명칭과 달리 실제 등록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수도권 출신인 셈이다.지역별 현황을 살펴보면 대구경북에서도 서울대 등록자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역 고교 출신 최종등록자는 2021학년도 138명에서 올해 131명으로 7명(5.1%) 줄었다. 같은 기간 경북은 101명에서 85명으로 16명(15.8%) 감소했다.다른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부산은 2021학년도 146명에서 올해 123명으로, 울산은 51명에서 34명으로 줄었다. 전북 역시 69명에서 42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경기지역 고교 출신 등록자는 같은 기간 734명에서 1천10명으로 276명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서 의원은 "지역균형전형은 2005학년도 도입 때부터 지역 할당이 아니라 고교별 추천 방식이어서 고교 수가 많은 수도권이 구조적으로 유리하다"며 "이름만 지역균형인 전형으로는 20년째 반복된 수도권 쏠림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어 "고교별 추천에 시도별 학생 수 비례 기준을 더하고, 정시 지역균형의 교과평가 비중을 높이는 등 지역이 실제 선발 기준으로 작동하도록 전형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간판은 여러 개 주인은 한 명"…예천 '차명업체' 논란

    경북 예천지역 관급공사 시장에서 한 건설업체 대표가 가족과 친인척 등의 명의로 여러 업체를 운영하며 수의계약과 경쟁입찰에 반복적으로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업체 명의를 분산해 수의계약을 나눠 받고, 동일 공사 입찰에도 사실상 같은 업체들이 함께 참여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1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업체는 가족과 친인척 명의로 된 업체 5곳을 사실상 운영하는 것으로 지목됐다. 대표자 소개 자료에도 이들 업체가 관계사로 올라 있다. B·C업체 역시 친인척과 지인 명의로 업체를 운영하면서 사무실과 직원을 공유하고, 일부는 대표 전화번호까지 같은 것으로 파악됐다.문제는 이들 업체가 서로 다른 사업자로 예천군과 수의계약을 체결해 왔다는 점이다. 서류상 여러 업체에 일감이 분산되지만 실질 운영자가 같다면 계약에 따른 이익은 특정 업체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앞서 지난 4월 예천의 한 전기업체가 차명 의심 업체 3곳을 통해 수의계약을 대거 수주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바 있다. 2019년 이후 확인된 계약은 원 업체 112건에 수주액 11억원, 다른 두 업체는 각각 54건에 5억원과 308건 19억원으로 계약 건수만 총 474건에 수주액은 약 35억원에 달했다. 일부 업체는 주소가 같았고 전화번호도 동일했다.경쟁입찰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확인됐다. 동일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지목된 업체들이 같은 공사에 참여해 서로 다른 가격을 써낸 사례다. 투찰가격을 사전에 공유했다면 입찰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낙찰 업체와 실제 시공 업체가 다른 경우가 있다는 업계 주장도 제기됐다.한 지역 건설업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비용을 들여 여러 업체의 면허를 확보하더라도 수의계약과 입찰 기회가 늘어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일부 업체 대표가 이장이나 주민대표, 사회단체 임원 등으로 활동하는 점도 논란이다. 업계에서는 지자체와의 접촉 기회가 계약 선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한다.예천군은 업체의 실질 운영관계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예천군 관계자는 "명의가 다르면 발주처에서 사실상 같은 업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수의계약은 업무 능력이 검증된 업체가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韓中日 멤버 섞인 K팝 아이돌, 동아시아 평화 상징 될까?

    韓中日 멤버 섞인 K팝 아이돌, 동아시아 평화 상징 될까?

    한국과 일본, 태국, 중국의 소녀들이 한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춘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 문화적 배경을 지녔지만 호흡은 한데 모여 어우러진다.지난 13일 데뷔한 9인조 걸그룹 A2O LITE(에이투오 라이트) 얘기다.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이기도 한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가 선보인 이 그룹은 데뷔곡 'NEON'(니온, 또는 네온)으로 발매 약 29시간 만에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 TOP100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출발했다.그런데 이 그룹의 멤버 구성을 바라보면 음원 순위와는 조금 다른 상상도 가능하다.A2O LITE가 언젠가 동아시아 평화와 교류를 상징하는 아이돌이 될 수 있지 않을까.◆'NEON' 네 글자에 담아보는 동아시아의 미래먼저 데뷔곡 'NEON'이라는 이름부터 살펴보자.'네온'은 빛을 연상시키는 단어다. 실제 작명 의도와는 별개로, 알파벳 네 글자에 동아시아의 미래를 향한 희망을 담아봤다.▷N—No War : 전쟁 없는 동아시아▷E—East Asia : 동아시아의 모든 나라▷O—One Peace : 하나의 평화▷N—New Future : 새로운 미래이를 하나의 문장으로 연결하면 "전쟁 없는 동아시아, 하나의 평화로 새로운 미래를"이라는 메시지가 완성된다.물론 이는 A2O LITE의 공식적인 메시지가 아니다. 데뷔곡 제목을 동아시아 평화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일종의 알파벳 4행시다.A2O LITE에는 한국인 3명, 중국인 3명, 일본인 1명, 태국인 1명, 미국·일본 이중국적자 1명이 있다. 이러한 구성은 요즘 국제외교 무대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ASEAN+3(아세안+한중일)를 연상시킨다.각국 정부가 외교 현안 하나를 놓고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동안, 이들은 이미 하나의 노래에 맞춰 춤추고 있다는 게 상징적이다. 국가 수장들도 못하는 걸 어린 소녀들이 해낸다.◆블랙핑크·에스파·아이브·베이비몬스터부터 NCT까지…이미 시작된 민간외교그렇다고 이러한 가능성을 A2O LITE만의 특별한 장점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이미 K팝 무대에는 여러 국적의 아티스트가 함께 활동하며 국가 간 문화적 거리를 좁혀온 사례가 넘쳐나기 때문이다.대표적인 사례가 세계적인 걸그룹 블랙핑크다. 한국 출신 지수·제니, 한국·뉴질랜드 복수국적의 로제, 태국 출신 리사가 함께 활동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아시아 각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며 국경을 뛰어넘는 K팝의 영향력을 보여줬다.걸그룹 에스파에는 중국 출신 닝닝과 일본 출신 지젤이 있고, 아이브에는 일본 출신 레이가 있다. 리센느에도 일본 출신 미나미가 활동한다.블랙핑크의 소속사 후배인 베이비몬스터는 한국·일본·태국 출신 멤버들로 구성돼 있어 실은 A2O LITE보다 앞서 동아시아를 고루게 아우르는 다국적 구성을 선보였다. 이들은 2025년 첫 월드투어를 통해 일본 여러 도시와 싱가포르, 홍콩, 방콕 등 아시아 곳곳을 찾았다.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하츠투하츠(Hearts2Hearts)도 주목할 만하다. 2025년 데뷔한 이 그룹에는 인도네시아 출신 카르멘이 활동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최초의 인도네시아 출신 아이돌이다.특히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이 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규모를 지닌 나라다. 카르멘의 등장은 K팝의 외국인 멤버 구성이 중국·일본과 태국 등을 넘어 거대한 인도네시아 시장과 더욱 긴밀히 연결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도네시아가 단순히 K팝을 소비하는 시장을 넘어 스타를 배출하는 무대로도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보이그룹도 마찬가지다.한국과 일본 출신 멤버들이 함께하는 NCT WISH는 서울을 시작으로 마카오, 마닐라, 홍콩, 싱가포르, 자카르타, 방콕 등을 잇는 아시아 투어를 진행했다.중국과 태국 출신 멤버들이 활동하는 WayV 역시 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각국을 무대로 공연해왔다. 한국과 일본 출신 멤버들이 함께하는 ENHYPEN과 &TEAM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이들의 활동을 하나로 묶어보면 민간 외교의 꽤 업그레이드 된 장면이 그려진다. 각국 정부가 외교관을 파견하는 동안, 아이돌 그룹은 비행기를 타고 해외 공연장을 찾는다. 공연장에서는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와 태국어 등이 오가고, 국적이 다른 팬들은 같은 노래를 따라 부른다. 정부가 임명한 외교사절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민간외교의 역할을 임팩트 있게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K팝이 세계적인 문화적 영향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이 중요한 토대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방탄소년단은 유엔에 섰다…다음 주인공은 누구?이러한 K팝의 문화적 영향력이 실제 국제외교 무대로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가 방탄소년단(BTS)이다.방탄소년단은 2018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청년 세대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고, 2021년에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돼 유엔총회 관련 행사에 다시 섰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 행사에서 연설하고 'Permission to Dance' 공연 영상도 선보였다. 아이돌 그룹이 단순한 축하공연 출연자를 넘어 국제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체가 된 것이다.물론 이제 막 데뷔한 A2O LITE를 방탄소년단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다른 K팝 그룹들 역시 활동 규모와 국제적 인지도에는 각기 차이가 있다. 아직은 방탄소년단이 멀리 롤모델이다.다만,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선례를 생각하면, 앞으로 동아시아의 문화교류와 평화를 상징하는 K팝 아이돌이 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상상해볼 만하다. K팝 아이돌의 영향력이 그렇게 지속될 가능성도 충분히 전망할 수 있다.◆한중일 정상회의에 K팝 아이돌이 등장한다면?가령 한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된다고 가정하자. 정상들은 회담장에서 경제·안보 현안을 논의하고, 행사장 밖에서는 청년문화 교류 프로그램이 열린다. 그 무대에 A2O LITE나 에스파, 아이브, 베이비몬스터, NCT WISH 같은 그룹이 등장한다면 어떨까.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등의 멤버들이 함께 노래하고, 여러 나라 팬들이 환호한다. ASEAN+3 정상회의와 연계된 문화행사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축하공연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룹의 다국적 구성과 공연을 즐기는 팬들 자체가 행사에서 강조하려는 '교류'와 '공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물론 정상회의의 공식 마스코트로 지정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청년교류 행사나 공동 관광캠페인, 문화산업 프로젝트의 홍보대사라면 충분히 현실적인 구상이다. 무엇보다 K팝 아이돌들은 이미 해외 투어와 팬미팅 등을 통해 그와 비슷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정치적 목적을 앞세우는 건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지 않고도 K팝 아이돌들은 서로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을 한 공간으로 불러 모으는 어떤 '초능력'을 갖고 있다.◆평화를 선언하는 정상들, 평화를 노래하는 아이돌물론 대중음악만으로 동아시아의 오랜 역사적 갈등이나 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따라서 아이돌 그룹에 거창한 정치적 책임을 지워서도 안 된다. 음악은 어디까지나 음악이고, 공연은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서로 다른 나라 출신의 멤버들이 함께 활동하고, 국경을 넘어 수많은 팬이 같은 음악을 즐긴다는 사실 자체는 의미가 있다. 외교가 국가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라면, 대중문화는 서로를 친숙하게 만드는 일이다. 여기서 정치적 평화와는 또 다른 '문화적 평화'가 싹틀 수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강조했던 바로 그 문화의 힘이다.

  • KTX·SRT 통합 한 달…동대구역 이용객 25만명 늘었다

    KTX·SRT 통합 한 달…동대구역 이용객 25만명 늘었다

    16일 오전 찾은 동대구역. KTX와 수서고속철도(SRT) 통합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린 대합실은 평일 오전인데도 붐볐다. 승객들은 휴대전화로 통합 예매 앱 '코레일+'를 열어 타는 곳을 확인하거나, 현장에서 발권한 표를 손에 들고 승강장으로 향했다. 고속철도 통합 이후 동대구역과 서대구역 이용객이 모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승차권 예매 편의가 개선되고 열차 공급이 확대되면서 이용객 증가와 함께 철도 이용 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8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 동대구역 이용객은 약 17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47만명)보다 25만명 늘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5만7천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6.8% 증가했다. 지난해 수치는 SRT 이용객을 포함해 집계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서대구역도 이용객이 13만3천명에서 15만3천명으로 2만명 늘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5천100명으로 작년보다 15% 증가했다. 통합과 함께 열차 운행 횟수도 늘었다. 동대구역은 주중 359회에서 368회로, 주말 412회에서 418회로 운행 횟수가 증가했다. 토요일 기준으로 고속열차 306회, 일반열차 112회가 오간다. 서대구역은 주중 37회에서 39회로, 주말 42회에서 43회로 늘었다. 출퇴근·통학 수요를 보여주는 정기권 발매도 증가했다. 지난달 한 달간 동대구역에서 8만2천명, 서대구역에서 1천500명분이 발매돼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6.8%, 52.8% 늘었다. 코레일과 SRT 운영사 에스알(SR)은 기관 통합 절차를 마치고 지난달 1일부터 KTX·SRT 통합 운행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통합 운행으로 고속열차 공급 좌석이 일주일 기준 약 11만6천석 늘었고, KTX 운임은 구간에 따라 평균 10% 안팎 내렸다. 코레일은 통합에 따른 혼선을 줄이기 위해 동대구역과 서대구역의 승강장 안내를 강화하고 안내소(인포존)를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 역무실 앞과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복도의 안내 데스크에는 직원을 찾는 승객들이 수시로 들렀다. 파란 조끼를 입은 직원들은 역사 곳곳에서 길을 헤매는 이들에게 승차 위치를 알려줬다.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코레일+ 로그인 방법이나 예매 방법을 묻기도 했다. 남편과 함께 역을 찾은 60대 이모 씨는 "예전에는 SRT만 탔는데 통합 이후 처음 KTX를 타봐서 헷갈린다"며 "직원에게 물어보니 호차를 잘못 타면 다른 방면으로 간다고 하더라. 안내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했다. 이용객들은 승차권 예매 편의 개선을 통합의 주요 변화로 꼽았다. 대구에 사는 직장인 이은경(35) 씨는 "예전에는 SRT는 SRT 앱에서, KTX는 코레일 앱에서 따로 예매해야 했는데 이제 앱 하나로 하니 훨씬 간편해졌다"고 했다. 이 씨는 또 "열차 내부 구조와 좌석이 조금 다를 뿐 승객 입장에서는 타는 방법도, 운행 구간도 큰 차이가 없었다. 애초에 따로 운영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승차권 이용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대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모(34) 씨는 "명절 승차권을 미리 예매하지 못했지만,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이용 가능한 좌석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열차 공급 확대가 실제 이용 과정에서 체감됐다는 설명이다.

  • "돈 주잖아요"…손주 유튜브 보여준 장모에 소리친 사위

    맞벌이 부부를 위해 매일 12시간씩 손주를 돌보고 저녁 식사까지 준비한 60대 장모가 손주에게 '뽀로로'를 보여줬다는 이유로 사위에게 면박을 당한 사연이 전해졌다.사위는 매달 120만원을 지급하는 만큼 정해진 육아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딸은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본 어머니에게 돈을 언급하며 면박을 준 남편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달 내내 아이를 봐주고 계신 장모에게 월 120만원을 주고 있다며 소리친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결혼 3년 차 맞벌이 부부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18개월 된 아이를 친정어머니에게 맡겨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60대인 어머니는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손주를 혼자 돌봤다. 딸 부부가 퇴근할 무렵에는 저녁 식사까지 준비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A씨는 어머니에게 별도의 보상 없이 육아를 부탁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해 매달 120만원을 수고비로 드렸다고 밝혔다.그러나 갈등은 남편이 고수해 온 육아 원칙에서 시작됐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육아 관련 서적을 가까이 두고 아이에게 설탕이나 과자를 주지 말고 TV와 유튜브 영상도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하지만 A씨는 활동량이 많은 18개월 아이를 60대 어머니가 하루 종일 혼자 돌보면서 영상이나 간식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기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어머니가 잠시라도 쉴 수 있도록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거나 과자를 주는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A씨는 "엄마가 잠깐이라도 숨을 돌리려면 '뽀로로'를 틀어주거나 과자를 한두개 쥐여줄 수밖에 없다"며 "그 고충을 너무 잘 알기에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뿐이었다"고 했다.문제가 불거진 것은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귀가한 날이었다. 당시 장모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면서 손주에게 떡뻥을 주고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은 상태였다. 이를 본 남편은 장모에게 아이의 간식과 영상 시청을 금지하라고 여러 차례 당부하지 않았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사위의 말을 들은 장모는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짐을 챙겨 집을 나갔다고 A씨는 설명했다.남편은 "돈을 안 드리는 것도 아니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데 왜 육아 기준을 지키지 않느냐. 이럴 거면 차라리 어린이집에 보내고 하원 도우미를 쓰는 게 낫다"고 말했다고 한다.A씨는 어머니가 큰 상처를 받아 다시는 집에 오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남은 연차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남편의 행동을 비판하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는 돈을 지급한다고 해서 장모에게 과도한 육아 부담을 지우거나 함부로 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남편 역시 직접 아이를 하루 종일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경험해 봐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반면 부모가 영유아에게 영상물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아이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영상 시청을 제한하려는 부모의 뜻과 장시간 육아를 담당하는 보호자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실제로 영유아의 영상물 노출 시간과 발달 사이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미국 의학협회 소아과학 저널인 'JAMA Pediatrics'에는 일본 도호쿠대 연구팀이 영유아 7천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가 실렸다. 연구진은 생후 1세 때 동영상 노출 시간이 길었던 아동이 1년 뒤인 2세 시점에 사회성과 미세 근육 운동 능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연구에서 1세 아동의 동영상 시청 시간이 하루 1시간 미만인 가정은 전체의 48%였다. 하루 1~2시간은 30%, 2~4시간은 18%였으며, 4시간 이상 노출된 경우는 4%로 집계됐다. 부모의 연령이 낮거나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일수록 자녀의 동영상 노출 시간이 긴 경향도 나타났다.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소아과학회(AAP)는 2~5세 아동의 동영상 시청 시간을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이름 바꾸고 한국 또 왔다…'영구 입국금지' 뚫은 태국인

    이름 바꾸고 한국 또 왔다…'영구 입국금지' 뚫은 태국인

    한국에서 영구 입국 금지 처분을 받은 태국인이 이름을 바꾸고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 국내에 들어온 뒤 부산항에서 잠적했다가 붙잡혀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단독 장기석 판사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태국인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A씨는 지난 7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한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항에 입항했다. 당시 그는 선박이 같은 날 오후 7시 부산항을 떠나기 전까지 관광을 목적으로 일시 상륙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그러나 A씨는 정해진 시간에 크루즈선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부산항에서 이탈한 뒤 서울로 이동했으며, 이후 이틀 동안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A씨는 앞서 올해 4월 29일 체류 기간을 넘겨 국내에 머무른 혐의 등으로 강제 출국당했다. 당시 국내 영구 입국 금지 조치도 받았지만, 이후 이름을 바꾸고 새로 발급받은 여권을 이용해 다시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법원은 A씨가 관광 목적의 일시 상륙 허가 조건을 어긴 데다 체류자격과 체류 기간 관련 규정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 흉기 든 전 동거남 '유치' 신청 기각…잇단 스토킹 참극 왜

    흉기 든 전 동거남 '유치' 신청 기각…잇단 스토킹 참극 왜

    전 동거녀 집을 찾아가 흉기를 들고 자해하겠다는 취지로 위협한 2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유치 임시조치까지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최근 스토킹·교제폭력 신고 이후에도 피해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랐던 만큼, 접근금지와 연락금지만으로 피해자 안전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남는다.청주 상당경찰서는 17일 특수협박 혐의로 A(20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언론에 밝혔다.A씨는 16일 오후 10시 10분쯤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있는 전 동거녀 B(20대)씨 집 앞에서 귀가하던 B씨에게 흉기를 든 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취지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술에 취한 상태로 B씨 집을 찾아갔다. 평소 알고 있던 현관 비밀번호로 집 안에 들어간 뒤 흉기를 가지고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경찰은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라 A씨에 대해 접근금지·연락금지 등 1~3호 임시조치와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하는 5호 임시조치를 함께 신청했다.그런데 법원은 1~3호 임시조치만 받아들이고 유치는 기각했다.경찰은 A씨를 석방하기 전 B씨에 대한 안전조치를 진행했으며, A씨가 접근금지 등을 위반할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접근금지'만으로 충분할까…최근 반복된 보호조치 뒤 참극이 대목에서 최근 잇따랐던 스토킹·교제폭력 사건들을 떠올리는 독자들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신고와 접근금지, 분리조치 등 보호절차가 작동했음에도 끝내 중범죄로 이어진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이다.지난 12일 제주에서는 스토킹·성폭력·교제폭력 등으로 수차례 신고했던 40대 여성이 신고 대상인 60대 남성에게 살해됐다. 피해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해당 남성을 4차례 신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이보다 불과 한 달여 전 강릉에서는 사실혼 관계였던 옛 연인을 스토킹한 정황이 있던 70대 남성이 피해자를 살해했다. 피해자는 앞서 주거침입과 소란으로 두 차례 경찰에 신고했고 스토킹 혐의로도 고소했지만, 경찰은 당시 지속성과 반복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불송치했다. 이후 살인사건 수사 과정에서는 불송치 이후에도 피의자가 4차례 피해자 주거지를 찾아간 사실이 확인됐다.지난 14일 전주에서는 스토킹과 가정폭력으로 분리 조치를 받고 있던 70대 남편이 별거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다. 피해자는 경찰에 8차례 신고했고, 남편에게는 서면경고와 접근·연락 금지 등 스토킹 잠정조치 1~3호가 내려져 있던 상태였다.올해 7월 성남에서도 경찰의 접근·연락 금지와 스마트워치 지급 등 보호조치를 받고 있던 여성이 과거 교제했던 남성에게 살해됐다.더 나아가 법원의 판단이 사실상 오판이 된 사건이 실제로도 발생했다. 지난해 6월 대구에서는 스토킹하던 여성을 흉기로 협박한 4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피해자 집 앞에 인공지능 CCTV를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했지만, 해당 남성은 한 달여 뒤 아파트 가스 배관을 타고 피해자 집에 침입해 살해했다.법원 접근금지 명령이 이뤄졌음에도 범행이 발생한 사례 역시 있다. 지난해 법원에서는 접근금지를 어기고 옛 연인을 납치해 살해하려 한 70대 남성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해당 남성은 2차례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도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를 찾아갔고 다행히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살인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법원 판단과 별개로 남는 질문물론 법원의 유치 기각 역시 사건 기록과 법적 요건을 토대로 내려진 판단이다.다만 전·현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치명적인 범죄로 번질 위험을 연구한 학술자료들을 보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몇 가지 위험 신호는 참고할 필요가 있다.28개 실증연구를 종합한 친밀한 관계 살인 위험요인 메타분석에서는 흉기를 이용한 위협, 일반적인 협박과 살해 협박, 스토킹, 통제 행동, 신체적 폭력 등이 살인 위험 증가와 연관된 요인으로 나타났다. (스펜서·스티스, '친밀한 관계 살인의 위험요인에 관한 메타분석', 학술지 '공격성과 폭력행동'(Aggression and Violent Behavior))미국 등에서 활용되는 '위험도 평가'(Danger Assessment)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졌다. 이 도구는 스토킹, 동거 뒤 이별·별거, 과거 가정폭력 관련 체포 전력, 살해 위협, 흉기 사용 여부 등을 종합해 치명적 폭력 위험을 평가한다. 개발·검증 연구에서는 친밀한 관계 살인 사례 310건과 학대 피해 여성 대조군 324명을 비교해 위험요인의 예측력을 검증했다. (재클린 C. 캠벨·대니얼 W. 웹스터·낸시 글래스, '친밀한 관계 여성 살해 위험평가 도구의 타당성 검증', 학술지 '대인관계 폭력 저널'(Journal of Interpersonal Violence))접근금지 명령 자체만으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도 있다. 미국에서 남성 친밀한 파트너에게 살해된 여성 231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이 가운데 약 11%가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고, 그중 약 5분의 1은 명령 발부 후 2일 이내, 약 3분의 1은 한 달 이내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접근금지 명령이 친밀한 관계 살인을 예방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빅토리아 L. 홀트 외, '친밀한 관계 살인 피해자와 접근금지 명령', 학술지 '상해 예방'(Injury Prevention))최근 영국 허더즈필드대 연구진이 스토킹 끝에 살인 또는 살인미수로 이어진 32건을 분석한 연구에서도 반복되는 행동 패턴과 위험 신호를 체계적으로 평가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기존 대응의 공백을 지적하면서 스토킹 가해자 등록제와 별도의 위험평가 도구 마련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레이스 클레이턴 외, '스토킹의 살인으로의 확대: 가해자 행동·경찰 대응 실패와 스토킹 가해자 등록제 및 위험평가 도구의 필요성', 학술지 '폭력과 피해자'(Violence and Victims))

  • 아내 몸에 불붙여 2시간 방치한 70대에 징역 16년 확정

    아내 몸에 불붙여 2시간 방치한 70대에 징역 16년 확정

    부부싸움 도중 아내에게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숨지게 한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6년을 선고받았다.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2부(황승태·김영현·백승협 고법판사)는 지난 15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모씨와 검사가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최씨에게 선고된 징역 16년형은 그대로 유지됐다.최씨는 지난해 11월 아내와 술을 마시던 중 말다툼을 벌이다 집에 있던 가연성 물질을 아내에게 뿌린 뒤 불을 붙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사건 발생 9일 뒤 전신 패혈증으로 숨졌다.최씨에게는 이전에도 아내를 폭행한 전력이 있었다. 그는 과거 막대기로 아내를 때려 특수폭행죄로 가정법원에 송치되는 처분을 받았다.최씨는 법정에서 범행 당시 가연성 물질을 자신의 몸에 먼저 뿌렸다고 주장했다. 공황장애 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도 항변했다.그러나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씨의 모발과 옷에서는 인화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고, 본인이 화상을 입은 흔적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재판부는 피해자의 화상 범위도 살폈다. 아내의 얼굴뿐 아니라 상반신까지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최씨가 가연성 물질을 얼굴에만 뿌린 것이 아니라 머리 위나 상반신 전체에 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불이 쉽게 붙도록 피해자에게 인화성 물질을 광범위하게 뿌렸을 수 있다는 취지다.1심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도 엄중하게 지적했다. 최씨가 수사기관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며 책임을 피하려 했고,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아내를 부부싸움 중 화가 난다는 이유로 살해했다는 점을 들어 범행의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1심은 "피고인은 수사기관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며 "피고인은 단지 부부싸움을 하다가 화가 난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함께 가정을 꾸리고 살아온 배우자인 피해자를 살해해 범행 동기에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질타했다.항소심 역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1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최씨는 소화기로 불을 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후 피해자를 대하는 행동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불을 끈 뒤에도 119에 신고하지 않은 채 약 2시간 동안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점을 고려했다.2심은 "피고인이 소화기로 진화했다고 하지만 119에 신고하지 않고 2시간가량 피해자를 방치한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고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양형 과정에서는 최씨에게 유리한 사정도 고려됐다. 최씨가 사건 다음 날 참고인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한 점과 만취 상태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만 75세의 고령이라는 점 등이 반영됐다. 항소심은 이 같은 사정을 포함해 원심의 형량을 다시 살폈지만, 징역 16년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검사는 최씨에게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령해 달라고 청구했지만, 1심과 항소심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씨는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총점 13점을 받아 '높음' 수준으로 분류됐다.다만 법원은 형 집행이 종료될 무렵 최씨가 만 90세가 되는 점을 고려했다. 아내 외의 다른 사람에게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살인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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