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희 '청년 폐차 버스 하우스' 제안 후폭풍…野

    황희 '청년 폐차 버스 하우스' 제안 후폭풍…野 "청년 우롱"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폐차되는 버스를 개조해 청년 주거 공간으로 쓰자는 일명 '버스 하우스'를 제안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황 의원은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민주당은 개인 의견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청년에 대한 우롱이자 여권의 현실과 괴리된 인식을 드러낸 사례라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황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폐·중고 선박 리모델링 주택 사례를 언급한 뒤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본다"고 밝혔다.황 의원은 '청년들은 버스에 살라는 거냐'는 시중의 비판이 확산하자 먼저 올린 글을 2시간여 만에 지우고 해명 글을 올려 수습에 나섰다. 황 의원은 "아이디어를 더더욱 풍부하게 하자는 차원이고 정부가 그런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고 했고, 민주당도 당일 언론 공지를 통해 "당 입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의원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며 빠르게 선을 그었다.야권에서는 주말 내내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놓을 역량이 없으니 상식 밖의 대안으로 청년세대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돌아온 답이 고작 버스에서 살라'는 것이냐"면서 "버스 하우스로 집값 폭등을 가릴 수도 없고, 통계 왜곡으로 공급 실패의 책임을 지울 수도 없다"고 직격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트레일러 주거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차량 거주는 주거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노숙 통계에 잡힌다"며 "농막에도 연결하기 어려운 상하수도를 움직이는 차 1만 대에 어떻게 연결하느냐"고 되물었다.정부의 부동산 대책 전반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의구심도 표출됐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9일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총체적 난국과 심각한 현실 괴리를 보여주는 기괴한 해프닝"이라며 "현 정권과 여당이 국민의 삶과 청년들의 절박한 심정을 얼마나 가볍게 여겨왔는지를 적나라하게 증명해 준다"고 질타했다.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실거주 강요 세법 개정안 하나에 전·월세 세입자들의 '퇴거 공포'가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규제 중심의 정책을 펼친 결과가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꼬집었다.여권 안에서도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경선에 출마했던 김보미 전 강진군의장은 지난 8일 "청년 주거 문제의 절박함을 더 깊이 살피고 실현 가능성과 주거의 질을 충분히 검토했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이언주 민주당 의원도 9일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전월세와 매매가를 모두 오르게 만들어 주거 안정에 큰 무리수가 될 텐데 왜 굳이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민간에서든 공공에서든 전월세 주택 공급의 유지·확대 방안에 관한 보다 정교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백팩맨' 추경호, 권위 내려놓고 시민속으로…'현장' 행보

    '백팩맨' 추경호, 권위 내려놓고 시민속으로…'현장' 행보

    추경호 대구시장이 취임 한 달간 수행원 없이 검은색 백팩을 메고 출퇴근하며 대구 곳곳의 현장을 누비는 등 '시장'이라는 권위를 내려놓은 소탈한 행보를 이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취임 한 달을 맞은 추 시장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검은색 백팩이다. 수행원 없이 백팩 하나를 메고 출퇴근하고 시민들이 있는 곳이면 직접 찾아가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백팩맨'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민선 9기 대구시정의 변화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시장의 일상적인 모습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평가다.추 시장은 관행처럼 이어져 온 시장 관사를 없앤 데 이어 역대 대구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수행비서도 두지 않았다. 추 시장은 "공직자의 특권을 내려놓고 시민과 더 가까이 호흡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수행 인력 한 명을 줄여 시민을 위한 실무에 투입하겠다는 의미도 담겼다.실제 취임 첫 30일 동안 추 시장의 발걸음은 '현장'에 집중됐다. 취임식 직후 도시락 간부회의로 업무를 시작한 그는 119종합상황실과 CCTV통합관제센터, 120달구벌콜센터 등을 잇달아 찾아 시민 안전과 생활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폭염이 시작되자 쪽방촌과 행복나눔의집을 찾아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살폈고, 폭우가 쏟아진 뒤에는 상습침수지역을 찾아 침수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책상에 앉아 보고를 받는 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문제를 확인하는 행정에 무게를 둔 것이다.백팩을 멘 추 시장은 시민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먼저 다가갔다.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줄을 서 식사하고, 행사와 간담회에서는 참석자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시장님이 이 행사에 온 것은 처음"이라는 말을 듣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환경공무직노조 행사에 역대 대구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그동안 시장과 접점이 많지 않았던 현장에도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그의 현장 행보가 대구에만 머문 것도 아니다. 지역 곳곳을 누비는 동시에 국회와 중앙정부를 오가며 지역 현안과 국비 확보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취임 첫 달 국회와 중앙부처 공식 방문은 5차례에 달했다. 9일 국회를 찾아 지역 국회의원 14명 전원이 참석한 예산정책협의회를 연 데 이어 13일에는 4개 중앙부처 차관을 만났다. 20일에는 기획예산처를 찾아 예산 관련 사업별 심의를 챙겼고, 24일에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을, 28일에는 국회 주요 상임위원장 4명을 잇달아 만났다. 국비 확보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취임 첫 달부터 국회와 중앙정부를 적극적으로 찾은 셈이다.대구시가 집계한 취임 첫 30일 일정에서도 그의 강행군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장점검 11회, 회의 32회, 현안보고 76회, 행사 참석 30회, 면담 18회 등을 소화했다.대구시 한 간부는 "역대 어느 시장 때보다 시장이 권위를 내려놓고 시민과 직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이어서 처음에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라며 "하지만 시장의 이같은 모습이 공직사회와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변화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 환율 어느새 1300원대 눈앞…금융위기 이후 변동성 최대

    환율 어느새 1300원대 눈앞…금융위기 이후 변동성 최대

    올해 들어 환율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외환당국의 이례적인 공조 개입으로 동아시아 국가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환율이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9일 서울외환시장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달 말까지 평균 월간 환율 변동폭(오후 3시 30분 가격 기준·전월말 대비)은 47.0원으로 집계됐다.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 변동성이 극심했던 2009년 61.2원에 달했던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일일 변동성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환율 일일 변동폭(오후 3시 30분 가격 기준·전 거래일 대비)은 평균 8.2원으로 집계됐다.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1,400원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국제유가 안정 등이 뒷받침된다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대형 시중은행 지방금고 진출에 지역은행 흔들린다

    대형 시중은행 지방금고 진출에 지역은행 흔들린다

    대형 시중은행의 지방금고 진출 사례가 늘어나면서 지역금융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안에서의 재투자를 이끌어낼 지자체 금고를 대형 시중은행이 맡게 될 경우 자금의 역외 유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지역자금 기반으로 재투자지방세와 각종 공공기금을 보관하고 사업비, 공무원 급여, 공공기관 자금 등 지방재정 흐름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금고는 지역 경제의 '혈관'과도 같다. 지역 은행권은 "지역은행이 지자체 금고를 맡아야 지역 안에서 재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진다"고 설명한다. 통상 지역은행은 지역 자금을 기반으로 지역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금이 순환하는 과정에 기업 투자와 소비, 고용이 이어지며 세수가 확대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실제로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금융회사 지역재투자 평가' 결과에서 지역은행 6곳 중 iM뱅크와 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 5곳이 최우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금융당국은 지역에서 예금·적금 등을 수취하는 금융회사가 지역경제 성장을 지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2020년부터 지역재투자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경북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은 곳은 iM뱅크 1곳이었다.금융위는 작년 결과에 대해 "지방은행은 본점 소재지와 인근 지역에 대한 자금공급 실적, 금융 인프라 등으로 모두 최우수 또는 우수 등급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실제 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iM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여신의 66%를 대구경북 지역에 공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남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이른다.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집행한 대출 비중은 87.1%를 기록했다. iM뱅크는 본사가 있는 대구에서 114개 영업점을 운영하며, 법인세로 연평균 879억원을 납부해 왔다.◆"지역 금융기반 약화" 우려최근에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역공공 금융시장으로 진출하는 시중은행들 발걸음이 빨라진 것이다. 지난해 대구에서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의 공탁금 보관은행이 iM뱅크에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됐다. iM뱅크가 2007년부터 20년 가까이 맡은 대구지법 서부지원 공탁금 업무가 대형은행으로 넘어간 것이다.공탁금은 소송을 벌이는 사람들이 배상금이나 합의금이 나올 것에 대비해 법원에 미리 맡기는 돈으로, 법원은 이 돈을 은행에 보관한다. 금융권에선 예금 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주면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 지자체 금고와 함께 '알짜' 사업으로 통한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공탁금은 약 920억원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KB국민은행으로 변경된 뒤 공탁 업무를 처리하는 인원이 iM뱅크 당시보다 줄어드는 등 이용자의 불편이 커졌다.한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공탁금 이관은 단순한 거래은행 변경이 아니라 지역금융 생태계의 주도권이 대형은행으로 이동하는 신호"라면서 "이는 결국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출 문턱, 금융비용 증가 등 부담을 떠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때문에 지역금융 생태계 유지를 위해 대형은행이 스스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광주은행과 '같이 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한 신한은행 사례는 금융권에서 '지역은행 역할을 존중하는 상생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3년 광주은행과의 경쟁 끝에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사업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50년 가까이 조선대와 거래해 온 광주은행과 지역사회가 지역 기반 금융 붕괴를 우려했다. 이후 신한은행은 광주시와 부산시 등 지방 시금고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2024년에는 광주은행과 '같이성장' 업무협약을 맺고 디지털 협업과 소상공인 지원, 지역 신용보증재단 공동 출연 등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자본력과 디지털 역량을 지역은행의 점포망·지역 밀착성과 결합한 것이다.실제 한국지역학회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지역금융발전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금융은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비율을 유지하는 주요 수단으로 지역에 특화된 금융지원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학생도 교수도 위태…대학 공동체 정신건강 '빨간불'

    학생도 교수도 위태…대학 공동체 정신건강 '빨간불'

    #내년 졸업을 앞둔 지역 4년제 대학생 A씨는 "현재 인턴으로 일하는 곳의 열악한 처우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래 고민 때문에 자취방에 돌아오면 집을 청소할 기력조차 없다"며 "친구들의 메시지에 답장할 에너지도 없어 심할 때는 2~3개월 동안 연락을 하지 못해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털어놨다.#지역 4년제 대학에서 17년째 재직 중인 교수 B씨는 "낮에는 강의와 행정 업무를 하고 연구와 국책사업 관련 업무는 대부분 퇴근 이후에 이어간다"며 "국책사업 계획서 제출이나 평가를 앞둔 시기에는 늦은 밤까지 일하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국책사업은 선정 전에는 준비 과정에서, 선정 이후에는 연구진 관리와 성과 압박으로 또 다른 스트레스가 시작된다"며 "최근 지방대의 대형 국책사업 참여가 늘면서 연구와 교육보다 사업 기획과 운영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지역 4년제 대학에서 13년째 근무 중인 직원 C씨는 "교육부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실제 실행은 대부분 대학 몫이 된다"며 "글로컬대학,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사업에 이어 새로운 국책사업이 계속 생기지만 기존 업무는 그대로여서 직원들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은 두세 배로 늘었는데 조직과 시스템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으니 주변에는 병가를 내거나 우울증, 공황장애 치료를 받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조직이 부족해 현장의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학생과 교수, 직원 모두가 이처럼 극심한 스트레스와 소진을 호소하는 가운데 대학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이 일반 성인보다 더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는 지난달 10일 서울역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대학의 정신건강 지원 체계 구축 방향 모색'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대학의 정신건강 실태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윤명숙 전북대 대외취업부총장은 대학생과 직원, 교수 등 대학 구성원 모두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정신건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일반 4년제 대학의 대학생 824명, 대학 직원 408명, 대학 교수 3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대학 구성원 모두가 정신건강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대학생은 우울과 스트레스, 자살 생각, 고위험 음주율 모두 일반 성인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여학생의 알코올 남용·의존 비율은 16.4%로 남학생(1.6%)보다 10배 이상 높았다.대학 직원 역시 모든 항목에서 일반 성인보다 높은 위험도를 보였으며, 대학 구성원 가운데 우울과 스트레스 수준이 가장 높고 삶의 질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교수 집단도 상황은 심각했다. 자살 생각 경험률은 15.1%로 일반 성인(6.4%)의 두 배를 넘었고, 자살 시도율과 음주 관련 지표 역시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 생각 경험률은 대학생(7.9%)보다 교수(15.1%)와 직원(13.8%)에서 더 높았으며, 자살 시도율은 교수가 7.9%로 가장 높았다.윤 부총장은 "대학 구성원 모두 정신건강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위험 양상은 집단별로 차이가 있다"며 "대학생과 직원, 교수 각각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신건강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지난해 전국 197개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대학들이 다양한 정신건강 지원 자원을 갖추고 있음에도 실제 이용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의 상담 경험률은 15.3%에 그쳤고, 교수의 정신건강 프로그램 이용률은 6.1%에 불과했다.강낙원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장은 "대학생 마음건강 지원은 단순한 복지 서비스가 아니라 학생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보장하고 청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안정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정책의 핵심 과제"라며 "국가가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지원 기준을 마련하고 대학이 안정적으로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과 연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학생·교수·직원 가운데 어느 한 집단이라도 심각한 소진 상태에 놓이면 건강한 교육환경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대학의 정신건강 정책은 학생 지원을 우선 강화하되 궁극적으로는 학생과 교수, 직원을 모두 아우르는 '대학 공동체 전체 접근(Whole University Approach)'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SK 대구 투자 취소가 던진 질문…'MOU=투자' 착시 깨야

    SK 대구 투자 취소가 던진 질문…'MOU=투자' 착시 깨야

    갓 취임한 추경호 대구시장이 발끈했다. SK가 2년여 전 대구 수성알파시티에 짓겠다고 한 AI 데이터센터 건립 취소 통보를 하자, 지난 7월 23일 SK리츠 대표 등 관계자들을 만나 항의한 것.◆뒤늦게 드러난 투자 취소2023년 12월 4일 대구시와 SK는 수성알파시티에 40MW(메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지만 SK는 데이터센터 투자 환경과 내부 경영 여건 변화를 이유로 2025년 상반기부터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고, 올해 1월 대구시에 중단 방침을 통보했다.애초 전임 홍준표 시장 시기에 파행 조짐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으나, 이러는 중 홍 시장은 대권 도전을 위해 2025년 4월 11일 퇴임했다. 이어 김정기 권한대행(행정부시장) 시기에 받은 SK의 사업 중단 통보가 수개월 묵혀졌다가 후임 추 시장이 항의했다는 소식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진 맥락이다.안 그래도 이재명 정부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소외됐다는 분위기가 짙은 지역에서 느낄 실망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 대구를 미래산업 거점으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을 약속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MOU가 투자 확정?그런데 이 약속의 매개체인 MOU는 확약을 뜻하는 게 아니기에, 즉 취소 여지가 존재하는 약속이기에 시쳇말로 '뒤통수를 쳤다, 맞았다'는 표현을 붙이긴 어렵다.MOU(양해각서, Memorandum of Understanding)는 정식 계약 전 협력 의사와 기본 조건을 확인하는 문서다. 문제는 협약식이 열리는 순간 투자 가능성이 투자 확정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최용민 무역통상연구소장은 올해 7월 '양해각서의 법적 구속력과 신뢰이익'(한국무역신문 기고)에서 "적지 않은 경우 당초 화려했던 행사와는 달리 MOU는 흔적도 남기지 않고 물거품처럼 사라진다"고 표현했다. MOU 당사자의 체급과 행사에 참석한 인물의 인지도, 언론 보도량 등과 별개로 구체적인 실현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꽤 있다는 얘기다.물론 MOU에 법적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최 소장은 문서 제목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제 이행 의무와 실행 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면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정식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다거나, 정식 계약 전엔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조항을 넣었다면 협력 의사를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하다.이런 구체적인 내용을 시민들은 짧은 기사 몇 줄만 갖고 제대로 알기 힘들다. 언론도 당사자들이 문서 전문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렵다.◆악수만 남기고 사라진 투자MOU가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는 수시로 나온다. 2024년 2월 충남도·아산시와 중국 반도체 소재기업 강풍전자는 아산 음봉 외국인투자지역 예정지에 5천300만달러, 당시 환율로 약 7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초고순도 부품 생산공장을 지어 200명을 신규 채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납품한다는 계획이었다. 충남도가 그해 첫 외자 유치 성과로 홍보한 사례다.그러나 1년여 뒤 투자 무산 사실이 드러났다. 공장 예정지는 아직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이었고, 충남도와 아산시가 기업에 제공키로 한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번복한 사례라기보다는, 지자체가 협약의 전제조건을 마련하지 못한 채 성급히 투자 유치부터 발표한 경우다.또 202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체결한 박물관·국제학교·게임특화단지 관련 MOU들도 1년 뒤까지 후속 합의나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평소 앞다퉈 MOU 체결 건수와 협약액을 투자 유치 성과로 내세우는 경향이 짙지만, 기업의 변심과 지자체의 준비·관리 부족 탓에 본계약·착공·가동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지역경제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투자 유치 성적표를 바꾸자지자체가 MOU를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체장과 기업인이 악수하는 사진, 거액의 투자금 유치, 대규모 일자리 창출 전망을 즉시 성과로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부지 확보와 인·허가, 자금 조달, 착공과 가동은 통상 몇 년 뒤에야 판가름 난다. 가능성은 현 단체장의 업적이 되고, 무산의 책임은 다음 임기로 넘기기 쉽다.따라서 지자체의 투자 유치 성적표를 단계별로 나눠 체크할 필요가 있다. 비구속적 MOU, 구속력 있는 투자계약, 부지 확보, 인·허가, 착공·설비 반입, 가동·고용 발생 등의 수준을 구분해 따져야 한다. MOU 금액은 '투자 유치 완료액'이 아니라 '협상 중 잠재투자액'으로 별도 표시하는 건 어떨까.지자체를 견제하라고 둔 지방의회는 협약별 진행률과 무산 사유, 투입된 공공비용 및 환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기업의 투자는 협약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협약식은 미미한 시작이다. 이후 여러 단계를 통과해야 비로소 지역경제의 자산이 된다.

  • 추미애

    추미애 "1조 넘는 국가직 소방 인건비 경기도가 부담"

    재정 비상을 선언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고 있다며 재정분담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추 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주도 성장을 위해 재정개혁이 시급하다"며 "소방을 국가직으로 전환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비용 부담은 여전히 지방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그는 "지난 10년 동안 경기도 소방공무원은 1.4배 늘었고, 인건비를 포함한 관련 비용은 1.8배 증가했다"며 "국가직 소방공무원 약 1만1천 명에 드는 1조5천억 원 이상의 경비를 대부분 경기도가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인건비만 약 1조1천억 원인데 중앙정부 지원은 8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사업비 약 4천억 원 가운데서도 국비 지원은 300억 원 정도에 그친다. 국가직 인건비는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추 지사는 "경기도 예산 약 40조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은 국가보조 위탁사업에 쓰이고, 나머지 재원에서도 국가직 공무원 인건비를 1조 원 넘게 부담하는 구조"라며 "이 같은 재정 체계를 이제는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경기도는 재정난이 발생해도 보통교부세를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재정의 둑이 무너져도 메울 방법이 없다. 세입 구조와 재정분담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앞서 추 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 재정 비상'을 공식 선언하며 "필수 민생사업 상당수가 12개월이 아닌 9개월분 예산만 편성된 상황"이라며 재정난을 호소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6일 주형철 경제부지사를 중심으로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를 구성하고 비상 대응체계에 돌입했다.

  • 박권현 청도군수, 한성숙에

    박권현 청도군수, 한성숙에 "물 공급 최대 3만t 늘려달라"

    박권현 청도군수가 8일 운문댐을 찾은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청도지역의 물 공급량을 하루 평균 1만8천800톤에서 최대 3만톤 규모로 늘리는 정수시설 증설 등 안정적인 용수공급 시스템을 구축해 줄 것을 건의했다.이날 한 총리는 운문댐에서 김재흥 한국수자원공사 운문권지사장으로부터 저수량과 용수 공급 현황 등을 보고받고 댐 시설을 직접 둘러봤다. 현장에는 박권현 청도군수와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 등이 함께했다.박 군수는 이날 한 총리에게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청도지역의 물 공급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가뭄 대응을 넘어 안정적인 용수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특히 박 군수는 청도지역에 공급되는 생활용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하루 평균 용수 공급량을 현재의 일평균 1만8천100톤에서 3만t까지 확대하는 정수시설 증설을 요청했다. 청도군에서 지난 2일 하루동안 2만3천100톤의 물을 사용해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이와 함께 기존 송수관로의 단선 구조가 공급 차질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송수관로 복선화를 통해 비상 상황에서도 물 공급이 중단되지 않는 이중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노후화된 상수도관 교체도 주요 건의사항으로 제시했다. 노후관로는 누수와 수질 관리 문제뿐 아니라 가뭄 등 비상 상황에서 물 공급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을 통한 단계적인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이번 박 군수의 건의는 최근 청도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는 여름철 물 공급 불안과도 맞닿아 있다.폭염과 가뭄이 겹치는 여름철마다 물 사용량이 급증하는 데다 운문댐 저수량까지 감소하면서 청도군의 물 공급망이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판단이다.특히 올해는 운문댐이 가뭄 심각 단계에 진입하면서 '물 부족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상시적인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박권현 청도군수는 "이번 한성숙 총리의 운문댐 방문에서 매년 반복되는 여름철 물 공급 불안을 임시방편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청도지역의 물 공급망 자체를 국가 차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는 청도군민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한편 운문댐 저수율은 현재 26.2%로 예년의 절반 수준(51.5%)에 불과하다. 특히 운문댐은 지난달 15일부터 전국 12개 용수댐 중 유일하게 가뭄 '심각' 단계로 관리되고 있다.

  • 트럼프, 4조2천억 '광업 프로젝트'…희토류 탈중국 속도

    트럼프, 4조2천억 '광업 프로젝트'…희토류 탈중국 속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해 30억달러(약 4조2천억원) 규모의 광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광업 관련 행사에서 "우리 행정부는 30억달러 규모의 역사적인 광업 프로젝트를 발표한다"고 밝혔다.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미 국방부 전략자본실이 배터리 기업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에 제공하는 14억달러 규모 대출이다. 해당 자금은 워싱턴주 차세대 배터리 생산시설 건설에 투입된다.국방부는 항공우주와 방위산업 핵심 소재인 스칸듐 생산 확대를 위해 호주에 4억달러를 투자하고, 미국 미네소타주의 희토류 기업 나이론 마그네틱스에도 1억5천만달러를 지원한다.미국 수출입은행은 아이반호 일렉트릭의 애리조나주 구리 광산 개발 사업에 10억달러 규모 금융 지원을 추진하며, 앨라배마주 흑연 광산 프로젝트에도 2천5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해 미국 유일의 희토류 생산업체인 MP머티리얼스 지분 4억달러어치를 취득한 바 있다.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핵심광물 확보를 두고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 문제"라고 강조했다.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핵심광물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미·중 무역 협상에서 주요 협상 카드로 활용해 왔다.블룸버그통신은 다음 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희토류 카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자국 내 핵심광물 채굴과 가공을 본격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미국은 핵심광물 채굴부터 자석 생산까지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앞으로 필요한 자원을 적대적인 외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미국의 광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한국 등이 참여하는 인공지능(AI) 공급망 협의체 '팍스 실리카(Pax Silica)'를 소개하며, 채굴부터 정제·가공, 최종 제품 생산까지 공급망 전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러트닉 장관은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광업 기업들의 미국 투자도 늘고 있다며, 테네시주 제련소 건설에 총 74억달러를 투자하는 고려아연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 '심판 성접대 논란' 축구협회, 고개 숙였다…

    '심판 성접대 논란' 축구협회, 고개 숙였다…"깊이 반성"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 등을 상대로 한 성접대 의혹 등 잇따른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며 조직 쇄신을 약속했다.축구협회는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축구팬 및 축구 관계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협회를 둘러싼 각종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국회 청문회와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 내부 구성원들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과거 사안까지 잇따라 제기되며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렸다"며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최근에는 2011~2012년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 등 일부 국제경기에서 외국인 심판 등에게 성접대를 제공한 정황과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됐다.축구협회는 "현재는 이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법인카드 사용은 절대 발생하고 있지 않다"며 "전 구성원이 이번 일을 깊이 새기고 철저한 쇄신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이어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조직문화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강화하고, 회장 선거인단 확대 등 제도 개선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축구가 가진 본연의 가치로 다시 응원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 하늘의 외계인, 바다의 귀향자…영화 '호프'와 '오디세이'

    하늘의 외계인, 바다의 귀향자…영화 '호프'와 '오디세이'

    2026년 여름 극장 로비에서 두 대작이 마주쳤다. 하늘과 바다의 신화가 충돌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7월 15일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호프'엔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존재가 내려오고, 8월 5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에서는 바다를 떠돌던 영웅의 이야기를 전한다. 낯선 존재의 도착과 낯선 몰골이 된 영웅의 귀환이다.두 영화는 묻는다. 땅(뭍)으로 온 눈앞의 존재를 우리는 신과 괴물, 손님과 침입자 중 뭐라 부를 것인가.◆'호프'…사람이 되려는 쪽은 누구인가?'호프' 해석에 단군신화가 등장했다. 극본을 쓴 나홍진 감독이 언급한 얘기는 아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영화에 반복해 나타나는 곰과 호랑이라는 소재, 하늘에서 온 존재와 땅의 인간이 충돌하는 구도를 단군신화의 변주로 읽었다.(7월 22일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유튜브)영화는 호포항 출장소장을 맡고 있는 경찰관 고범석(황정민 분)이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으며 시작한다. 이름부터 '범'(호랑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을 품은 인물이 하늘에서 내려온 낯선 생명체와 마주하고, 곰과 호랑이의 이미지가 이야기꾼 해술 아저씨(임현식 분)의 입을 비롯해 영화 곳곳을 맴돈다.단군신화의 묘미는 곰과 호랑이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인간과 짐승의 경계를 넘고 싶어 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호프도 종의 경계를 흔든다. 외계 존재는 인간보다 압도적인 기술을 지녔지만 자식을 잃고 슬퍼하며, 인간은 문명을 자처하면서도 알 수 없는 생명체 앞에서 다른 짐승을 사냥하는 짐승처럼 돌변한다. 어느 쪽이 더 사람답고 어느 쪽이 더 짐승다운지 관객들은 질문에 직면한다.단군신화에서 환웅은 사람이 되려는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주고 어둠 속에서 견디라는 시험을 내린다. 곰은 견뎌 웅녀가 되고, 호랑이는 뛰쳐나간다. 영화는 이 시험지를 인간에게 돌려주는 영화처럼 보인다. 호포항 전체가 거대한 동굴이고, 주민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마늘을 먹는 일이 아니라 알지 못하는 공포를 견디는 일이다. 낯선 존재를 이해할 때까지 두려움과 충동을 참을 수 있는가. 알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먼저 총을 들지는 않는가. 인간의 경솔한 폭력이 파국을 부르면서 짐승과 인간의 경계는 흐려진다.◆단군신화 위에 포개진 성경여기에 영화사의 단골 메타포인 성경의 그림자가 포개진다. 외계 종족의 황비 조르는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는 히브리서의 한 구절을 읊으며 '보이지 않는 것'과 '믿음'에 대해 얘기한다. 잃어버린(호포항 사람들과 관객에겐 '죽어버린') 아들과 그를 되찾으려는 어머니, 희생과 부활의 가능성, 영화 제목인 '희망'까지 기독교 구원 서사를 연상시킨다. 나홍진 감독은 전작 '곡성'이 토속 신앙의 관점에 가까웠다면 호프는 성경 속 신의 시선을 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물론 그렇다고 인물 하나하나를 환웅, 웅녀, 예수 등에 끼워맞추면 영화는 단순한 퍼즐 풀이가 되고 만다. 차라리 두 신화가 충돌하는 방식을 살피면 영화를 보는 감칠맛이 터진다.단군신화에서 하늘의 존재는 새 나라의 시작을 열지만, 호프에서 하늘의 존재는 마을의 종말을 부를 수 있다. 성경의 희망은 구원을 향하지만, 영화에서는 인간의 생존과 외계 어머니의 소망이 부딪친다. 나홍진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엔 여러 존재의 희망이 있다. 그래서 제목은 낙관의 선언보다 질문에 가깝다. 누구의 희망이 살아남아야 하는가.호포항이 남북이 맞선 경계에 위치해있다는 설정도 곁들여 살펴볼만하다. 우리는 낯선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적과 동지, 주민과 이방인, 정상과 비정상으로 분류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이게 남북이 대치한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마녀사냥처럼 병적으로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는 '레드 컴플렉스'를 만들기도 했다. 여기서도 질문이 하나 나온다. 타자가 악해서 폭력이 시작되는가, 아니면 타자를 끝까지 이해할 인내가 없기에 악이 만들어지는가.◆'오디세이'…집으로 돌아오면 전쟁은 끝나는가?'오디세이'의 신화는 영화에 숨어있지 않다. 불후의 고전이며 우리나라에선 학생들에게 필독서로 권하기에 제목이 익숙하고 내용도 어디서 들어본 기억이 나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원작이다.10년 간의 트로이 전쟁을 마친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가 다시 10년을 떠돈 끝에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 분)·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 분)가 기다리는 이타카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돼지로 만든 마녀 키르케, 항해하는 오디세우스 일행을 노래로 홀리는 세이렌,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며 진퇴양난의 질문을 던지는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오디세우스를 사랑해 7년 간 동거한 칼립소(샤를리즈 테론 분) 등이 오디세우스의 바다 위 귀향길을 막아서는 존재로 등장한다.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극본은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거의 끝나갈 무렵부터 출발해 여러 인물의 회상(플래시백)과 이야기 속 이야기(액자식 구성)로 지난 모험을 되짚는다.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등의 작품에서 시간을 접었다 폈다 하는 특기를 뽐냈던 감독에게 오디세이아는 2천700여년 전에 쓰인 '비선형 서사'의 전범이라 더욱 애착이 갔을듯 하다. 페넬로페가 남편(오디세우스)이 부재한 상황에 수많은 남성들의 강압적 구혼을 피하려 늙은 시아버지의 수의를 다 짤 때까지 재혼 상대를 선택하겠다 선언하곤, 낮에 짠 천을 밤에 도로 풀어버리는 지혜로 3년의 시간을 버는 모습은 특히나.놀란은 유명한 괴물들을 불러오면서도 신들의 자리는 줄였다. 원전에서 아테나(젠데이아 분)와 포세이돈은 오디세우스의 운명을 직접 움직이지만, 영화는 신적 개입을 자연현상과 환영, 기억과 죄책감에 가까운 것으로 표현한다. 먼저 이뤄진 해외 공개 후 원전의 큰 줄기를 지키면서 신화보다 인간의 심리, 특히 전쟁과 기억, 죄책감, 트라우마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괴물은 바깥에 있지만 더 무서운 괴물은 트로이를 불태우고 돌아오는 영웅의 안에도 있다는 해석이다.◆영웅과 침략자, 뒤집힌 두 얼굴원작의 오디세우스는 힘보단 꾀로 살아남는다. 폴리페모스에게 자기 이름을 '아무도 아니다'라고 속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름을 감추고 여러 얼굴을 써야 집에 보다 가까이 도달할 수 있는 영웅은 마침내 어느 얼굴로 가족 앞에 서야 할까. 놀란의 영웅담은 자연스럽게 기억과 정체성의 문제로 이어진다.여기서 원작의 중요한 규칙인 '크세니아', 즉 손님과 주인 사이의 환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낯선 여행자는 변장한 신일 수 있으니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약속이다. 오디세우스는 어떤 섬에서는 환대를 받아 목숨을 구하고, 어떤 곳에서는 손님을 잡아먹는 괴물과 만난다. 그런데 트로이를 함락시킨 그는 다른 이들의 도시를 파괴한 침입자라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문명인과 야만인, 영웅과 약탈자의 구분은 보는 위치에 따라 전복된다.그래서 귀향이 불확실하고 불완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따라다닌다. 20년 만에 돌아온 사람은 떠날 때의 남편과 아버지가 아니며, 기다린 가족과 고향도 그대로 멈춰 있지 않다. 집의 문턱을 넘는다고 전쟁이 끝나는 게 아니다. 전쟁은 기억과 죄책감의 형태로 사람 안에 따라 들어온다. 오늘날의 참전 군인과 난민, 고향을 잃은 이주민에게도 '돌아간다'는 말이 단순할 수 없는 이유다.호프에서는 하늘에서 온 존재가 이방인이 되고, 오디세이에선 바다에서 돌아온 영웅이 정작 자기 집에서 이방인 행세를 해야 한다.두 작품 모두 괴물을 실컷 보여주며 영화를 보는 재미 그 자체를 채워주지만, 좀 짓궃은 질문도 던진다. 관객이 괴물이라고 가리킨 손가락을 천천히 인간 쪽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무더위를 피해 신화 속으로 들어간 관객들은 결국 현실의 질문을 들고 극장 밖으로 나오게 된다.

  •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지난 7일 경상북도 안동시에 있는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을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로 지정했다.'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은 안동댐 건설로 인한 수몰 위기에도 원위치를 유지하여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지켜왔으며, 조선시대 유교 교육과 향촌 사회 조직의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역사적 가치와 희소성이 높은 건축유산이다.'예안향교지', '추천집' 등의 문헌에 의하면 예안향교는 1411년 건립된 것으로 나오며, 대성전은 같은 해에 처음 지어져 1569년, 1723년에 중수된 것으로 확인된다.특히 대성전에서 발견된 목부재에 대한 연륜연대 분석을 통해 1569년 중수 당시의 부재임을 과학적으로 확인하는 등 16~18세기 초반의 연륜 흔적이 남아 있어 건축 원형의 보존 정도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예안향교는 명륜당의 강학공간과 대성전의 제향공간이 지형조건에 따라 배치되면서 전학후묘(前學後廟)와 좌학우묘(左學右廟)의 2개 축의 배치형태를 갖고 있다.또한 개방된 전퇴(건물 앞쪽에 개방된 공간)를 둔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로, 전면 퇴칸의 바깥기둥은 각기둥으로 설치하고 안기둥은 원기둥으로 설치해 서로 다르게 구성하고, 창호구성 부재의 고식 기법 등은 다른 향교 건물에서는 찾을 수 없는 예안향교 대성전만의 차별화된 건축적 특징으로 학술적 가치가 크다.대성전은 주요 부재에 잘 다듬어진 곧은 나무를 사용했으며, 기둥머리와 보를 연결해 지붕 하중을 받는 공포부분에 장식을 배제하고, 직선 부재를 설치하여 횡력과 압축력을 견고하게 보강했다.위쪽 보 위에 여러 부재를 조합한 공(工)자 형태의 받침대공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도산서원 상덕사와 전교당 등에서 볼 수 있는 장식이 없는 단순한 형태의 고식기법으로 건축학적 가치를 더한다.이와 같이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은 건립과 중수연대가 명확하고, 지역적 특성과 시기적 변화양상을 보여주는 창호 구성과 공자형 대공, 장식을 배제한 독특한 가구구성 등 여러 요소에서 뛰어난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국가지정문화유산(보물)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앞으로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안동 예안향교 대성전'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활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을 지속적으로 조사·발굴해 체계적으로 보호해 나가는 적극행정을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 일본, 독도 해양조사 또 항의…

    일본, 독도 해양조사 또 항의…"사전 동의 없이 조사" 주장

    일본 정부가 한국 조사선의 독도 주변 해양조사 활동을 문제 삼으며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7일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서쪽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한국 조사선 '탐해3호'가 와이어 형태의 장비를 해저에 투입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외무성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 측으로부터 사전 동의나 신청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주일 한국대사관 이상렬 정무공사에게, 추조 가즈오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는 이민경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에게 각각 "사전 동의 없이 조사가 이뤄진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한국이 독도 인근에서 해양조사를 실시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항의해 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라며 "영토 주권에 대한 일본 측의 어떠한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

  • "침대에 묶여 있었다"…평생 교회서 지내던 11살 사망

    평생을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살았던 11세 남아가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인 끝에 숨져 경찰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병원 이송 직전까지 '남아가 침대에 묶여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함께 지내던 성인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여부 등을 추궁하고 있다.충남경찰청은 8일 11세 A군이 거주했던 교회 소속 성인 3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경찰 등에 따르면 A군은 지난 5일 천안시의 한 교회에서 고열과 의식저하 증세를 보였다.119구급대는 "아이가 아프다"는 교회 측 신고를 받아 현장에 출동, A군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A군은 약 3시간 뒤 숨졌다.소방당국이 출동한 당시 교회에는 A군과 함께 성인 3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A군과 함께 교회에서 지내왔다고 한다.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군 시신의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골절 등 특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했다.다만 국과수는 ▷병원 이송 당시 A군의 체온이 높았던 점 ▷탈진 증상이 있었던 점 ▷신체 일부에 육안으로 확인되는 상처가 있었던 점 등에 집중해 정밀 감정을 진행 중이다.감정 최종 결과는 3주∼1개월 뒤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아울러 경찰은 목격자로부터 "A군이 침대에 묶여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해 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A군 학대 여부 등을 추궁하고 있다.경찰 조사에 따르면 A군은 태어난 이후 줄곧 해당 교회에서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의 외할머니 등이 간헐적으로 교회를 오간 사실도 조사됐다.경찰은 A군의 응급실 수용이 곧바로 이뤄지지 못한 경위도 살피고 있다. 당초 119구급대는 천안지역 종합병원 6곳에 A군 수용을 요청했으나, 병상을 찾지 못한 탓에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이송했다. 해당 교회와 세종충남대병원은 약 1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다.

  • 서울 면목동서 60대男 2명 흉기에 숨져…지인 관계 추정

    서울 면목동서 60대男 2명 흉기에 숨져…지인 관계 추정

    8일 새벽 서울 중랑구에서 60대 남성 2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이 지인 사이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찰은 이들이 다투다 서로를 찔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날 오전 4시쯤 중랑구 면목동의 한 주택에서 지인 사이로 추정되는 60대 남성 2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소방 당국은 '한 명은 목 부위, 한 명은 복부에 자상을 입은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 출동 당시 방 안의 남성들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소방대원들은 이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모두 숨졌다.두 사람 중 의식이 남아있던 한 명이 지인에게 상황을 알렸고, 이에 따라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경찰은 인근의 CCTV를 확인하고 목격자를 찾는 등 탐문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숨진 두 사람 외 가해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경찰은 두 사람이 다투다가 서로를 찔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제3의 가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경찰은 현장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 1점을 확보한 상태다.경찰 관계자는 "현재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단정해서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누가 먼저 범행했는지, 쌍방 범행이었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보내 부검을 의뢰하고, 이를 토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 휠체어 환자 발로 밀어 숨지게 한 70대 간병인…2심 집유

    휠체어 환자 발로 밀어 숨지게 한 70대 간병인…2심 집유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려던 휠체어 이용 장애인 환자를 발로 밀쳐 숨지게 한 70대 간병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4부(허양윤 부장판사)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A씨는 지난해 7월 24일 오후 7시 55분쯤 경기 하남시의 한 병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휠체어를 탄 60대 입원 환자 B씨를 발로 밀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조사 결과 병원 간병인이던 A씨는 양쪽 무릎 아래를 절단한 지체장애인인 B씨가 엘리베이터에 타려 하자 "귀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오른발로 휠체어를 강하게 밀었던 것으로 파악됐다.휠체어째 뒤로 넘어진 B씨는 머리를 바닥에 크게 부딪혔고,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같은 날 밤 뇌진탕 등으로 숨졌다.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고 유족의 정신적 고통도 매우 크다"면서도 "피해자를 해칠 의도보다는 순간적인 판단 착오로 범행에 이른 점, 유족과 합의한 점, 피고인의 고령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검찰은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여러 사정을 종합해 적정하게 결정됐고, 이후 이를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도 없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 경로당만 골라 털었다…전국 돌며 통장 훔친 30대 구속

    경로당만 골라 털었다…전국 돌며 통장 훔친 30대 구속

    경로당 어르신들이 회비와 보조금 등을 관리하기 위해 공동으로 사용하는 통장에 비밀번호를 적어놓는 관행이 있다는 점을 악용해 전국의 경로당을 돌며 금품을 훔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 송치됐다.경북 문경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상습절도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A씨는 지난 7월 11일 전남 순천을 시작으로 충북 충주와 강원 원주, 경북 문경 등 전국을 돌며 약 2주 동안 모두 13곳의 경로당에서 경로당 회비 등 1천300여만원의 현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A씨는 경로당 내부에 보관돼 있던 회비와 통장 등을 훔친 뒤 통장에 적혀 있던 비밀번호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경로당 어르신들이 비밀번호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통장이나 통장 보관 장소 등에 비밀번호를 함께 적어두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경찰은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서 A씨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지난달 28일 대전의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검거했다.경찰조사결과 A씨는 훔친 금액 대부분을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으며 남은 현금 200만원을 압수했다.문경경찰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로당을 대상으로 금융정보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경찰은 경로당 통장에 비밀번호를 적어두지 말 것을 비롯해 통장과 현금 등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비밀번호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의 피해 예방 전단지를 자체 제작해 지역 경로당에 배포하는 등 예방·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경로당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통장이라도 비밀번호를 통장이나 주변에 적어두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며 "비밀번호를 별도로 안전하게 관리하고 현금과 통장 보관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거동 불편 모녀 덮친 새벽 화재…90대 母·60대 딸 참변

    거동 불편 모녀 덮친 새벽 화재…90대 母·60대 딸 참변

    8일 오전 4시 35분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13층짜리 아파트 2층 세대에서 불이 나 90대 여성과 그의 60대 딸이 숨졌다.소방당국은 장비 18대와 인력 54명을 투입해 약 20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진화 후 내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집 안에 있던 모녀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지만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불이 난 아파트에서는 주민 40여 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추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숨진 모녀는 해당 세대에서 함께 생활해 왔으며, 90대 어머니는 고령으로, 60대 딸은 질병으로 인해 모두 거동이 불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 2년간 '주문→취소' 반복한 30대女…취소 금액만 400억

    2년간 '주문→취소' 반복한 30대女…취소 금액만 400억

    온라인 쇼핑몰에서 수년간 상품을 대량 주문한 뒤 반복적으로 취소해 업무를 방해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주문 후 결제하지 않거나 배송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취소된 상품 규모는 약 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6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음식점 종업원인 요시다 마유(32)를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4일 체포했다.요시다는 일본 대형 출판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점프 캐릭터즈 스토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을 대량 주문한 뒤 취소해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조사 결과 요시다는 2023년 10월부터 온라인 주문 시 '편의점 결제' 방식을 선택한 뒤 결제를 하지 않는 수법을 사용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으로 주문한 상품을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데, 요시다는 약 2년 동안 이 방식을 이용해 대량 주문만 반복하고 단 한 차례도 결제하지 않았다.이렇게 자동 취소된 주문 금액은 총 43억 엔(약 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또 2024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는 착불 배송을 신청한 뒤 물품을 수령하지 않는 방식으로 주문을 취소했다. 경찰은 착불 주문 취소만 2천100건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쇼핑몰 측은 약 750만 엔의 배송비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요시다는 범행에 이메일 계정 238개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조사에서 요시다는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며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고, 상품이 품절되기 전에 구매 버튼을 누르면 만족감을 느껴 기분이 풀렸다"며 "쇼핑몰에 원한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쇼핑몰 측은 "다른 고객들의 공정한 구매 기회가 장기간 침해됐다"며 경찰에 엄정한 처벌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 '외도 의심' 아내 묶고 불에 달군 공구로 고문한 남편 검거

    '외도 의심' 아내 묶고 불에 달군 공구로 고문한 남편 검거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화장실에 감금하고, 폭행과 고문을 일삼은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구로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를 받는 남성 A씨를 지난 5일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A씨는 지난 5일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뒤, 케이블 타이와 휴대폰 충전선 등으로 아내의 양손을 묶어 화장실에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공구를 불에 달궈 아내의 얼굴과 허벅지 등 신체부위에 가져다 대는 방식으로 고문해 중상을 입힌 혐의도 있다.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은 자녀의 112 신고를 통해 범행을 인지, A씨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당시 A씨는 인근 차량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핵심 증거물을 확보한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7일 중 진행된다.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선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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